메리츠금융지주|홈플러스 파산에 62개 점포 회수 갈림길
홈플러스 파산 카운트다운, 메리츠는 피해자인가 수혜자인가
메리츠금융지주가 14일짜리 시한폭탄 위에 앉았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이 7월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직원 1만 2000명의 6월 급여가 아직 지급되지 않은 홈플러스의 운명이 2주 안에 갈리게 됐습니다. 시장의 첫 반응은 메리츠를 압박하는 방향이었습니다.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는 공개 입장문을 통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간청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프레임에는 결정적 오류가 있습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62개 자가 점포를 신탁 담보로 확보한 담보권자입니다. 홈플러스가 파산하더라도 메리츠는 담보권 실행을 통해 점포를 매각하고 채권을 우선 회수할 수 있는 구조적 우위에 있습니다. 구원자가 아니라 담보권자라는 포지션이 메리츠의 실제 리스크 구조를 결정합니다. 시장이 '메리츠가 자금을 투입해야 홈플러스가 산다'는 서사에 집중하는 동안, 정작 메리츠 주주가 물어야 할 질문은 다릅니다. 62개 점포 담보가 공정가치 대비 얼마나 회수 가능한지, 그리고 담보권 실행에 따른 법적 비용과 타임라인이 메리츠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입니다.
MBK vs 메리츠 '보증 공방' — 어느 쪽 서사가 사실인가
책임 공방의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000억원 연대보증을 실제로 제공했는가입니다. MBK와 홈플러스 측은 "김병주 회장이 1000억원 규모의 연대보증 의사를 밝혔으나 메리츠가 자금 지원을 거절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메리츠는 "김병주 회장은 아직까지 메리츠가 제공한 DIP 1000억원에 대해 보증을 선 바가 없다"고 정면 반박했습니다.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메리츠는 한발 더 나아가 "정작 채권자인 메리츠에는 한마디 공식 설명도 없이 언론을 통해 보증을 섰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공방을 지켜보는 시장 참여자는 판단 불가 상태에 빠집니다. 두 당사자의 주장이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구조적 논리입니다. 메리츠는 이미 1000억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한 상태입니다. 나머지 1000억원을 MBK가 보증 또는 직접 조달하면 회생 자금이 완성됩니다. 메리츠는 "회생 무산 책임은 지난 10년간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대주주 MBK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15년 7조 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한 MBK는 그간 투자금을 회수해왔고, 회생에 필요한 최소 자금 2000억원의 절반조차 확정적으로 부담하지 않은 채 메리츠를 압박하는 국면입니다. 이것이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실제 갈등 구조입니다.
파산 시 메리츠 담보권 실행 — 회수 가능한가, 얼마나 걸리나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로 이행될 경우, 메리츠의 대응 경로는 이미 설계되어 있습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62개 자가 점포를 신탁 담보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파산 선고 이후 메리츠는 담보권 실행 절차를 별도로 집행하게 됩니다. 즉 파산 관재인이 선임되더라도 담보 점포에 대한 매각 주도권은 사실상 메리츠에 있습니다. 문제는 오프라인 대형마트 업황이 침체 국면이라는 점입니다. 홈플러스가 전체 대형마트 104개 중 37개를 폐점하는 수정안을 제출했을 만큼 매장 자산가치는 하향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신탁 담보 점포를 실제 매각해 채권을 회수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법적 비용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이는 메리츠 입장에서는 단기 손실보다 장기 자산회수 리스크로 나타납니다. 반대로 만약 14일 안에 MBK가 나머지 1000억원을 확정 부담하고 회생이 재개된다면, 메리츠는 DIP 금융 이자와 기존 채권 변제 경로를 유지하게 됩니다. 이 경우 메리츠에게는 파산보다 회생이 단기적으로 더 유리한 결과를 낳습니다. 시장이 '메리츠가 2000억 전액을 내야 한다'는 서사로 메리츠를 압박할수록, 정작 MBK의 구조적 책임이 프레임 밖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7월 17일이 분기점 — 메리츠 주주와 관심군의 판단 기준
메리츠금융지주 주주와 매수를 검토하는 투자자가 지켜봐야 할 변수는 즉시항고 마감일인 7월 17일입니다. 법원은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14일 이내에 할 수 있고, 마감일이 공휴일이어서 실질 기한은 7월 17일입니다. 이 기한 안에 MBK가 나머지 1000억원을 확정 부담하고 홈플러스가 즉시항고하면, 법원이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관계인집회를 재지정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메리츠의 담보권 실행 리스크는 일단 해소됩니다. 반대로 7월 17일까지 자금 조달이 무산되면, 홈플러스는 7월 중 파산 신청 절차에 들어가고 메리츠는 62개 점포 담보권 실행을 개시하게 됩니다. 담보권 실행이 시작되면 메리츠 재무제표에는 점포 매각 자산이 순차적으로 유입되는 구조로 전환됩니다.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의 MBK 중징계와 국세청의 메리츠증권 세무조사가 병행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당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양측 대치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 공방이 2주 안에 합의로 끝날 가능성이 낮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메리츠 주주라면 7월 17일 즉시항고 여부를 확인하십시오. 항고가 이뤄지면 회생 경로가 살아 있다는 신호이고, 항고 없이 기한이 지나면 담보권 실행 시나리오로 전환됩니다. 관심 투자자라면 MBK의 1000억원 확정 부담 여부가 기사에 구체적인 수치와 당사자 확인을 동반해 보도되는 시점을 진입 판단의 전제 조건으로 삼아야 합니다. MBK의 언론 발표만으로는 메리츠와의 합의가 성립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이번 공방이 증명한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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