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노무라 추월|5개월 만에 3배의 진짜 연료는?
코스피 신고가, 그리고 그 불장이 만든 또 다른 신기록
지난해 말 노무라홀딩스 시가총액의 3분의 1에 불과했던 회사가 5개월 만에 노무라를 5조 9000억 원 차이로 추월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오늘 12일 발표한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19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가 분기 기준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7% 증가한 1조 3750억 원이었습니다.
코스피는 오늘도 강했습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상승한 7822.24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이어갔고, 달러·원 환율은 1472.60원대를 유지했습니다. 전날 외국인이 7조 원 이상을 순매도한 충격에도 지수가 지탱된 셈입니다. 아마존이 미국 전역 30분 배송 서비스를 발표하고,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21% 체중 감량 임상 결과가 발표되는 사이, 국내 시장의 가장 큰 실적 충격은 증권사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미래에셋의 1조 달성 경로를 들여다보면, 코스피 상승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지점이 있습니다.
스페이스X 미상장 주식과 홍콩 코너스톤 투자가 바꾼 실적 구조
1분기 AUM 660조 원, 3개월 새 58조 원 증가. 증시 랠리에 따른 머니무브가 실적을 끌어올린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숫자만으로 영업이익 3배 달성이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진짜 격차를 만든 것은 자기자본투자(PI) 포트폴리오였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를 포함한 해외 혁신기업 비상장 주식을 중심으로 PI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1분기에만 8040억 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홍콩법인이 코너스톤 투자로 3월 중동 사태의 급격한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만 1560억 원의 이익을 거뒀습니다. 뉴욕법인은 830억 원, 홍콩법인 813억 원으로 해외법인 전체 세전이익은 2432억 원, 역대 최대였습니다.
ROE 29%. 이 수치가 의미하는 건 증시 수혜주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입니다.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 29%는 국내 시중은행 평균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며,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같은 기간 ROE를 상회합니다.
한 가지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8040억 원의 PI 평가이익은 확정된 현금이 아닙니다. 스페이스X IPO는 올 2분기 말로 예상되는데, IPO가 지연되거나 밸류에이션이 조정될 경우 이 평가이익의 일부는 다음 분기 손실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노무라 추월의 의미와 그 다음을 결정할 변수
스페이스X IPO 변수가 중요한 이유는 노무라와의 시총 격차가 아직 단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종가 기준 미래에셋증권(006800) 시가총액은 41조 5758억 원으로 노무라홀딩스(8604) 약 35조 7231억 원을 앞섭니다. 격차는 5조 9000억 원. 그러나 미래에셋 주가는 올해 들어 201.4% 상승한 상태입니다. 노무라를 롤모델로 삼아 글로벌 IB를 선언했던 2016년에는 시총이 노무라의 3분의 1이었습니다. 10년 만에 뒤집은 셈입니다.
역사적 선례를 보면, 증시 호황기에 국내 금융주가 글로벌 IB 시총을 일시적으로 추월한 사례는 있습니다. 2007년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일부가 골드만삭스 아시아 법인을 앞섰던 시기가 그랬고, 당시에도 PI 평가이익과 AUM 팽창이 동시에 작용했습니다. 공통점은 그 이후 시총 격차가 다시 역전됐다는 점입니다.
미래에셋의 노무라 추월이 지속되기 위한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스페이스X IPO가 계획대로 2분기 안에 진행되고 추가 평가이익이 현금화되는 것, 그리고 국내 증시 AUM이 현재 776조 원 수준을 유지하거나 확장되는 것입니다. 반면 추월이 다시 역전되는 조건도 명확합니다. PI 평가이익의 현금화가 지연되면서 시총 프리미엄에 균열이 생기거나, 삼성전자(005930) 총파업이 현실화해 코스피 전반이 하방 압력을 받는 경우입니다. JP모건은 삼성전자 파업 장기화 시 연간 영업이익이 40조 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고, 이는 증시 전반의 AUM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내일 확인해야 할 기준점은 스페이스X IPO 일정 관련 추가 공시와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최종 결과입니다. 사후조정이 오늘 결렬됐다면 오는 21일 총파업 돌입이 기정사실화되고, 미래에셋 AUM의 58조 원 증가분 가운데 얼마가 빠져나오는지가 3분기 ROE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됩니다. 분기 1조를 한 번 넘은 것과 구조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고, 그 차이를 만드는 건 스페이스X 한 종목의 향방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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