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급락장 속 초고수의 역베팅|코스피 4.46% 레버리지 14조 쏠림

· KRX

급락 속 엇갈린 베팅

삼성전자가 20일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의 급락장에서 장중 25만원대 초반까지 밀렸습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6퍼센트 내린 6516.27에 마감했고, 코스닥도 5.33퍼센트 하락한 749.64를 기록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될 만큼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투자수익률 상위 1퍼센트 초고수들은 삼성전자를 오전과 오후 내내 가장 많이 사들이고, SK하이닉스는 하루 종일 순매도 1위 자리에 놓았습니다. 시장 전체가 패닉에 빠진 순간에 정작 가장 정교한 매매를 하는 투자자들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셈입니다.

그 답은 지난 5월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있습니다. 이 상품에 개인 자금 14조원이 몰리며 두 종목의 일중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오늘의 급락과 반등도 이 자금 흐름과 맞물려 있습니다.

레버리지가 키운 변동성

20일 오전 미래에셋증권 초고수의 선택에 따르면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우선주였습니다. 오후 2시 30분 기준으로도 삼성전자는 초고수 순매수 1위를 지켰고, SK하이닉스는 주가가 밀리는 와중에도 매도 상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3에서 4퍼센트대 상승했지만,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는 본주가 반등하는 와중에도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본주와 레버리지 상품의 방향이 어긋나는 기현상입니다.

한국은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 비중이 지난해 말 27.9퍼센트에서 지난달 63.5퍼센트까지 치솟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종목에 자금이 쏠릴수록 레버리지 상품의 리밸런싱과 차익거래가 반복되며 주가 변동성을 되먹임하는 구조라는 진단입니다.

반도체 피크아웃과 규제 압박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미국 반도체주 급락입니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공개한 신모델 키미 K3가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보이면서 AI 경쟁 심화 우려가 확산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퍼센트대 급락했습니다. 여기에 중동 지정학적 긴장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로 그대로 전이됐습니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과도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선행 주가순자산비율 1.3배에서 1.4배 수준이 록바텀이며 이는 코스피 6000선에 해당한다는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업황 자체보다 밸류에이션이 이미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해석입니다.

정작 문제는 업황이 아니라 상품 구조에 있습니다.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은 레버리지 ETF의 상장폐지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시장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선을 그었고, 당국은 대신 다음 달부터 매매 계좌에 3000만원 이상의 순수 현금 보유를, 11월부터는 최소 매수 단위 20주 확대를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규제가 강해질수록 변동성이 잦아들 것이라는 컨센서스와 달리, 이미 형성된 자금 쏠림 자체는 그대로 남는다는 모순이 남습니다.

다음 주가 가른다

그렇다면 이번 급락이 저가매수 기회인지, 추가 하락의 시작인지를 가를 변수는 무엇일까요.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예정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AI 투자 기조 확인을 반등의 분수령으로 꼽았습니다.

빅테크의 주당순이익과 설비투자 지출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 급락장에서도 삼성전자를 계속 사들인 초고수들의 판단이 맞아떨어지며 이번 낙폭은 진입 기회로 바뀝니다.

반대로 실적과 투자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치면 반도체 피크아웃론에 다시 힘이 실리고, 레버리지 자금이 쏠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리밸런싱발 매도가 되먹임되며 낙폭을 다시 키우는 함정이 됩니다.

보유자는 초고수의 삼성전자 순매수 우위가 SK하이닉스 대비 유지되는지를, 관망자는 다음 주 빅테크 실적에서 주당순이익과 설비투자 지출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지를 확인 지표로 삼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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