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89조 이익에도 목표가 하향, 왜

· KRX

89조 영업이익, 그런데 배당수익률만 뛰었다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 4천억원을 발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810.3% 늘어난 수치입니다. 매출은 171조원으로, 반도체 특히 메모리 부문에서 대부분의 이익이 나온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5만원에서 37만원으로 32.7% 낮췄습니다. 실적 추정치는 그대로 두면서도 목표가만 내린 겁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예상 배당수익률은 오히려 5.3%까지 올라왔고, 리포트는 이를 '배당 매력 부각'으로 표현했습니다.

역대급 실적을 낸 종목의 목표가가 오히려 낮아지고, 그 이유로 배당 매력이 거론되는 상황은 직관과 어긋납니다. 실적이 이렇게 좋은데 주가가 밀리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이번 하락이 삼성전자 자체의 문제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아니라 반도체 업종 전체가 다시 매겨졌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업계 전반의 주가 낙폭은 과도해 보이지만 목표가 조정 또한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낸드플래시 계약가격 하향 우려와 중국의 노광기 국산화 이슈가 불거졌지만, 2028년까지의 실적 추정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어서 실적 전망 자체는 유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목표가를 낮춘 근거는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이 아니라, 글로벌 동종 업체들의 주가 수준에 맞춘 비교 기준의 하향이었습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 60조 5천억원, 순이익은 전년 대비 1242.5% 급증한 93조원을 발표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76.3%에 달했습니다. 그럼에도 같은 리포트는 SK하이닉스 목표가를 42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33.3% 낮췄습니다. 삼성전자와 동일한 패턴, 즉 실적은 견조한데 업종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함께 눌리는 흐름이 반복된 겁니다.

두 회사에서 같은 날 같은 패턴이 나왔다는 것은, 이번 주가 조정이 삼성전자만의 개별 리스크가 아니라 반도체 업종 전체가 밸류에이션을 다시 매기는 국면이라는 뜻입니다.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비교 대상인 해외 동종 업체 주가가 함께 빠지면, 목표가 산정의 기준선 자체가 낮아집니다. 이제 남은 질문은 이 조정이 어디까지 왔고, 개인투자자들이 여기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느냐입니다.

레버리지 개미, 이미 8조 손실을 안았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증시 조정으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 투자에서 입은 손실을 약 56조 3천억원으로 추정했습니다. 기초자산별로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시가총액이 고점 대비 24조 7400억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도 7조 2800억원 이상 줄었습니다. 개인은 지난달 23일 이후 SK하이닉스를 23조 2700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이 기간 매수분에서만 약 8조 3천억원의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됩니다.

씨티는 신용융자 잔액과 코스피200 지수의 상관관계가 92.2%에 달한다고 분석하며, 연초 이후 쌓인 신용융자 포지션 가운데 약 65%만 청산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아직 청산되지 않은 레버리지 포지션이 남아 있다는 뜻이고, 이는 추가 매물 압력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반면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있고, 실적 추정치 자체도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삼성전자의 하락은 실적 악화가 아니라 업종 전체의 밸류에이션 조정과, 그 위에 쌓여 있던 레버리지 포지션의 청산 압력이 겹쳐 나타난 결과에 가깝습니다. 증권가는 실적 전망을 유지한 채 매수 의견을 지키고 있지만, 아직 3분의 1가량 남은 신용융자 포지션이 얼마나 빠르게 정리되느냐가 단기 주가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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