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ESS 66% 독식|2분기 적자 87% 개선에도 주가 반락
AI 전력망 수주 전쟁, 삼성SDI가 가져간 것
삼성SDI가 정부의 AI 활용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서 전체 물량의 66%를 가져갔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7월 10일 발표한 사업자 선정 결과, 낙찰 컨소시엄 9곳 가운데 6곳이 삼성SDI 배터리셀을 채택했습니다. 용량 기준으로 84MW, 저장 용량 기준으로 420MWh 규모로 LG에너지솔루션 22%, SK온 12%를 크게 앞섰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차, 2차 정부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도 삼성SDI는 절반이 넘는 물량을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수주 발표 이후 주가는 4.43% 하락한 42만500원에 마감됐습니다. 경쟁력이 확인될수록 주가는 오히려 밀리는 구조가 반복됐습니다.
업계는 이번 결과를 오는 9월 예정된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의 전초전으로 평가합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비 총 5586억원을 투입해 700MW 규모 ESS를 보급하고 재생에너지 1GW를 추가 연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삼성SDI가 이 경로의 공급망 중심에 서 있다는 의미입니다.
적자 87% 줄었는데 시장은 왜 외면하나
ESS 수주 확대가 실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 삼성SDI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523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전년 동기 영업손실 3978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87% 줄어든 수치입니다. DB증권 안회수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미국 관세 환급 등 일회성 요인을 반영할 경우 2분기 영업이익 318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숫자의 배경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하반기 ESS 사업에서 1100억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한 이유는 아시아 공장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공급하며 관세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그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러나 같은 날 자본 흐름이 엇갈렸습니다. 미래에셋증권 플랫폼 기준 투자수익률 상위 1% 초고수 투자자들은 삼성SDI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외국인 자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팔고 삼성전기·LS일렉트릭 등 AI 전력 인프라 주식으로 선회했습니다. 삼성SDI는 그 이동 경로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핵심 질문은 여기서 나옵니다. 외국인이 삼성SDI를 외면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여전히 전기차 캐즘 피해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수주 구성은 이미 달라지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전력망용 ESS가 사업 성장의 중심축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분류 문제가 주가 재평가의 병목입니다.
전기차 딱지가 가린 것 — 시장이 공유한 가정
시장 내 불신의 깊이는 목표가 편차로 드러납니다. LS증권이 제시한 목표가는 419,000원, 전체 증권사 평균은 803,136원으로 두 배 가까운 괴리가 있습니다. 두 쪽 모두 같은 2분기 수치를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론이 정반대입니다. 이 괴리는 주가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어떤 사업체인지에 대한 가정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보수적 시각의 핵심 가정은 이렇습니다. 수주가 아무리 늘어도 매출 인식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9월 3차 ESS 입찰에서 추가 수주를 따낸다 해도 그것이 즉각 이익으로 전환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가정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미국 스타플러스 공장의 ESS 라인 전환과 관세 환급 효과가 이미 하반기 출하 원가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 긴 구조적 논쟁도 있습니다. 삼성SDI는 K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내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울산에 16조원, 천안에 9조원 등 국내에만 25조원 투자 계획을 이미 공개했습니다. 이것이 현재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이유는 투자자들이 이 계획을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ESS 수주 연속 1위는 그 신뢰 회복의 첫 번째 검증 신호입니다.
9월 입찰과 판단 기준
보유자와 관망자가 각각 봐야 할 지표가 다릅니다. 가장 빠른 검증점은 7월 말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입니다. DB증권이 전망한 BEP 수준 또는 NH투자증권이 제시한 318억원 흑자가 실제로 확인되면, 적자 구조라는 가정 자체가 무너집니다. 관세 환급 반영 전후 영업이익을 함께 확인해야 구조적 개선인지 일회성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진짜 검증은 9월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나옵니다. 1·2·3차 연속으로 삼성SDI가 절반 이상을 가져간다면, ESS 국내 우위가 레퍼런스가 아니라 기술·가격 경쟁력에서 비롯된다는 전제가 성립합니다. 그 전제가 성립하면 전기차주라는 분류는 틀린 것입니다. 반대로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으로 점유율이 이동한다면 이번 수주는 일회성 레퍼런스에 불과합니다. 9월 입찰 결과와 7월 말 실적이 동시에 확인되는 시점이 이 종목의 분류 문제가 해소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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