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첫날 10조|정작 반도체 현물은 찬바람인 전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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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000 탈환 시도, 자금은 어디로 흘렀나

오늘 한국 증시는 표면상 활기찼습니다. 코스피는 8000선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장중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39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고,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처음 허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이 일제히 상장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이 상품들의 첫날 합산 거래대금은 10조 4071억원에 달했습니다. 시가총액 5조원짜리 신상품이 상장 당일 자기 몸집의 2배에 달하는 거래를 만들어낸 셈입니다. 그러나 같은 날,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현물 주가는 반도체 소부장·전력 관련주들과 함께 뚜렷한 약세를 보였습니다. ETF 거래소에는 돈이 몰렸는데, 정작 기초자산 시장은 소외됐다는 뜻입니다. 외국인은 오늘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개인 자금이 레버리지 상품으로 집결하는 동안, 외국인은 현물 대형주를 팔고 있었습니다.

레버리지 ETF 10조의 정체 — 기초자산을 사지 않는 매수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 당일 이 규모의 거래를 만든 것은 단순한 신상품 흥행이 아닙니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국내에서 처음 허용된 이 상품은, 그동안 미국·홍콩에서만 가능했던 단일 반도체 대장주 2배 추종을 국내 계좌로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삼성전자 DS부문 성과급 최대 6억원 확정, SK하이닉스의 억단위 성과급 뉴스가 겹치면서 수혜 지역 부동산도 들썩이는 분위기 속에서, 반도체 임직원과 개인 투자자들의 2배 레버리지 수요가 한꺼번에 이 상품으로 쏠린 것입니다. 문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운용 메커니즘입니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 현물을 그대로 사는 구조가 아닙니다. 선물·스왑 등 파생계약을 통해 일간 수익률 2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ETF 거래대금이 아무리 폭증해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시장으로 들어가는 매수 압력은 직접적으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하나자산운용이 동시에 16종을 쏟아내면서 운용사 간 헤지 경쟁까지 더해졌고, 일부 운용사는 현물 포지션보다 파생 계약 위주로 익스포저를 쌓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10조원이 쏟아졌는데 현물 반도체 주가는 오히려 소부장과 함께 눌린 것, 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전부일 수는 없습니다. ETF 운용사들이 델타 헤지를 위해 어느 시점에 현물을 사야 한다면, 그 매수 압력은 지연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거래대금 10조원이 현물 시장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잠재 매수세인지, 아니면 끝까지 현물을 건드리지 않는 파생 구조인지 — 이 질문이 앞으로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수급을 결정합니다.

국민성장펀드와 외국인 매도 — 두 자금의 교차점이 만드는 분기점

오늘의 수급 분리는 레버리지 ETF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같은 날 국민성장펀드 1차 GP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선정되면서 2조 44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이 시작됐습니다. 5년간 150조원을 조성하겠다는 이 정책 펀드의 일부는 AI·반도체 관련 상장 주식으로 직접 유입됩니다. 개인 수급과 정책 자금이 동시에 증시로 향하는 구도입니다. 그런데 외국인은 12거래일 연속 매도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코스피가 단기 급등한 직후 외국인이 리밸런싱 매도를 지속했던 구간, 예컨대 2021년 코스피 3300 돌파 이후 국면을 보면 개인 수급이 6개월 이상 지수를 지탱했지만 결국 외국인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지수는 꺾였습니다. 지금의 개인 39조 매수와 레버리지 ETF 10조는 그 지탱의 새로운 버전일 수 있습니다. 검증 기준은 하나입니다. 외국인의 12연속 매도 흐름이 이번 주 안에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는지입니다. 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설 때 외국인이 매수 전환을 확인해 준다면, 레버리지 ETF의 잠재 매수세와 국민성장펀드 자금 유입이 맞물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재상승의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외국인이 코스피 8000 돌파 시점에도 매도를 지속한다면,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 10조가 만들어낸 파생 포지션은 현물 하락 시 증폭 변수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상품의 일간 리셋 구조는 기초자산이 2% 빠지면 포트폴리오 손실이 4%를 향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10조원의 거래가 현물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언제, 얼마나 연결되는지 — 혹은 끝내 연결되지 않는지 — 그것이 6월 첫째 주 코스피 수급의 핵심 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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