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오일쇼크|연준 지명자의 금리 시그널

2026-04-21 · KRX

호르무즈의 덫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다시 선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 개방을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반전으로, 증시의 상승분은 모두 반납됐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85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이란 내부의 권력 균열을 시사합니다. 아락치 외무장관의 개방 발표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즉각 반박하며 실권을 과시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하메네이 사망 이후 IRGC는 글로벌 경제의 급소인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 삼아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해상 원유의 20%가 지나는 이곳의 혼란으로 캐나다의 3월 휘발유 가격은 역대 최대치인 21.2% 폭등했으며,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은 2.4%까지 치솟았습니다. 미국의 3월 CPI 역시 전년 대비 3.3%를 기록하며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BMO는 4월 물가가 3%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미 국방부가 이란 관련 유조선에 대한 검문검색을 준비하는 가운데, 시장은 48시간 남은 이슬라마바드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케빈 워시의 경고

오일쇼크는 연준 의장 지명자인 케빈 워시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최악의 변수가 되었습니다. 시장이 기대했던 2026년 두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은 소멸했고, 4월 및 연내 인하 가능성도 급격히 낮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워시 지명자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은 선택의 결과이며 연준이 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금리 인하를 압박해 온 백악관의 의도와는 상반된 매파적 발언입니다. 워시는 대통령의 금리 언급은 헌법상 자유지만, 통화 정책이라는 전용 차선에 외부 차량의 진입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연준의 독립성을 분명히 했습니다. 워시의 인준 가능성은 여전히 94%로 높지만, 그의 강경한 통화 긴축 의지는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파운드/달러 환율이 1.35달러를 돌파하는 등 달러 약세가 진행되는 가운데, 끈적한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긴축 기조는 위험 자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AI 투자와 거시 경제

거시경제의 압박 속에서도 아마존은 앤스로픽에 2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AI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앤스로픽의 연 매출은 4개월 만에 9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3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마존 클라우드(AWS)의 1분기 성장률은 30%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자체 개발한 트레이니움 칩 매출도 세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 중입니다. 그러나 고유가로 인한 고금리 환경은 고배수 AI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애플의 팀 쿡 CEO가 9월 1일 퇴임하고 존 터너스 수석 부사장이 승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불확실성을 더했습니다. 결국 시장의 핵심 변수는 다시 국제유가로 수렴됩니다. 화요일 이슬라마바드 협상이 타결되어 WTI가 75달러 아래로 떨어진다면 반등의 실마리를 찾겠지만, 85달러 선이 유지된다면 워시 지명자의 물가 우선주의가 시장의 지배적 내러티브가 될 것입니다. 수요일 오전의 유가 추이와 4월 연준 성명서의 물가 관련 문구에 주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