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봉쇄 스페이스X|외국인 5조 매도, 환율 1539원

· KRX

호르무즈 충격

코스피가 11일 장중 7394포인트까지 밀렸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닙니다. 미국이 이란을 이틀 연속 공습하는 사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봉쇄를 선언했습니다. WTI는 장중 배럴당 91.59달러로 1.73% 급등했고, 상하이 선물유가는 3.04% 치솟았습니다. 이 유가 충격이 원달러 환율을 1539.1원까지 끌어올렸는데,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1조4650억 원, 전일에는 2조8042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이틀 합산 4조2000억 원이 넘는 외국인 자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탈했습니다. 기관도 합세해 전일 기준 기관 순매도 규모는 2조2676억 원에 달했습니다. 가격 하락으로 개인이 4조8612억 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지수 회복은 제한적이었습니다.

환율 1539원의 의미는 단순히 높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원화 자산의 달러 환산 가치가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포지션 유지 비용이 높아집니다. 이 포지션 압력이 지수 하락 이상의 속도로 매도를 강제하는 구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이란을 더 강하게 다시 타격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지정학 리스크의 종료 시점이 불확실한 채로 남아있습니다.

이란의 봉쇄 선언이 실제 물리적 봉쇄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한국 유조선이 호르무즈 통과를 시도 중이라고 보도했고, STX그린로지스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유가 급등이 단기 충격인지, 아니면 에너지 수입 구조를 흔드는 중기 변수인지는 이 시도의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스페이스X 자금이탈

이란 공습만으로 외국인 5조 원의 이탈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스페이스X가 12일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국내 반도체주와 M7 종목에서 자금이 이미 이탈하는 압력이 겹쳤습니다.

BNP파리바는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가 3월 저점 이후 600% 이상 급등해 개인투자자들이 상당한 미실현 수익을 보유하고 있다"며 차익실현 자금이 스페이스X로 이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다리서치도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기술주 매수세가 정체됐고, 일부가 스페이스X 상장을 기다리며 기존 포지션 청산을 보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프리스는 M7과 기술·미디어·통신 업종이 매도 압력을 가장 많이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별도 보고서에서 명시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전일 7.54% 급락 후 이날 2.59% 반등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날도 1.16% 하락하며 30만 원 회복에 실패했습니다. 이 두 반도체 대형주의 엇갈림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낙폭 되돌림이 아닙니다. SK하이닉스에는 기관이 선별적으로 유입됐지만, 삼성전자는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 이루어진 첫날임에도 가격 회복이 되지 않았습니다. 가격 행태만으로 판단하면, 삼성전자 포지션에 남아있는 매도 압력이 SK하이닉스보다 구조적으로 더 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X가 나스닥100에 조기 편입될 경우 약 162억 달러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패시브 자금이 기존 나스닥100 편입 종목에서 비중 조정 매도를 촉발하면,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간접 압력이 추가됩니다. 이 조정이 어느 시점에 완료되는지는 편입 확정 발표 이후에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셋 유동성 함정

스페이스X 열풍의 그림자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난 곳은 미래에셋증권이었습니다. 이날 미래에셋증권은 장중 8%대 급락했습니다.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서 미래에셋이 투자자에게 '청약 철회권'을 부여하고 배정 물량을 30%로 제한했다는 발표 직후였습니다.

미래에셋은 개인 전문투자자를 포함한 5억 달러 규모 청약을 1~2분 만에 소진시킨 주관사입니다. 최소 청약 단위가 10만 달러임에도 불구하고 청약이 순식간에 완료됐습니다. 그런데 상장 첫날 매도가 불가능하고 이틀 뒤에야 거래가 열리는 구조가 확인되자, 투자자들이 철회권을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청약 흥행이 곧 유동성 리스크 노출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미래에셋증권 주가 급락은 이 유동성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한 것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래에셋이 스페이스X 상장 직후 유동성 불안으로 인한 청약 철회 비용과 브랜드 리스크를 동시에 짊어질 가능성을 주가에 선반영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의 2분기 지배순이익이 1조2000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21%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이날의 주가 움직임은 그 이익 전망과 무관하게 움직였습니다.

이란 공습이 지속되고 호르무즈 봉쇄 현실화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스페이스X 상장 직후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공모주 가치가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미래에셋증권의 단기 주가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입니다. 12일 나스닥 첫 거래에서 SPCX의 시가가 공모가 135달러를 얼마나 상회하느냐가, 이틀간 묶여 있는 국내 투자자 포지션의 손익 구조를 확정합니다. 만약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형성된다면, 미래에셋에 대한 매도 압력은 청약 철회 비용을 넘어서는 규모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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