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종전이 만든 반등|SK하이닉스 238만원, 지금 사야 하나 더 기다려야 하나
Chapter 1: 고점 아래 25%에서 6% 튄 이유
SK하이닉스가 16일 238만2천원으로 마감했다. 불과 나흘 전 장중 180만원대까지 빠졌던 주가가, 이틀 만에 고점(236만3천원)을 다시 넘어섰다. 결정적 촉매는 반도체 실적이 아니었다. 15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국회의장이 양해각서에 원격 서명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가 즉각 반영됐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하루 만에 5% 넘게 급락해 배럴당 80달러 안팎으로 내려왔다. 유가가 잡히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고, 그게 금리 압박 완화로 이어진다. 이 경로를 통해 반도체주에 강한 반발 매수가 쏟아졌다. 외국인은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5천억원 이상 순매수했고, 기관도 7천억원을 더 얹었다. 핵심은 이 자금이 어디서 빠져나왔는가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날 2조1천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외국인과 기관이 사들이고, 개인이 그 물량을 받아낸 구조가 아니다. 개인이 먼저 팔았고, 외국인과 기관이 그 매도 물량을 흡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린 것이다. 반등의 형태가 개인 이탈 위로 외국인이 진입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이 국면의 본질적 특성이다.
Chapter 2: 같은 조정, 반대 결론 — 분열의 이유
여기서 시장이 이상한 현상을 만들어냈다. 고점 대비 25% 조정이라는 동일한 사실을 앞에 두고, 증권가 결론이 정반대로 갈렸다. 한쪽에서는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한다. SK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 400만원을 유지하며 AI 투자 사이클이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도 같은 날 "아직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점을 기뻐하라"고 직접 발언했다. 다른 쪽에서는 6월 하순까지 관망하라고 한다. NH투자증권은 FOMC 점도표, 스페이스X 상장 수급 교란, 케빈 워시 첫 회의 기조 등 6월 집중 이벤트들이 소화되는 6월 하순 이후 재진입하는 것이 낫다고 봤다. 두 입장이 갈리는 이유는 기간 설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장기 관점에서 보면 HBM 구조적 수요는 훼손되지 않았다. 단기 관점에서 보면 아직 6월 이벤트 위험이 남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반등 트리거가 이란 종전이라는 점이다. 이번 MOU에는 이란 핵 프로그램과 이스라엘-레바논 분쟁이 포함되지 않았다.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이번 움직임은 빠르게 되돌려질 수 있다고 이토로 분석가는 경고했다. 다시 말해 반등을 만든 변수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이란 유가 안정 기대가 실제 추세로 굳어지지 않으면, 지금의 반등은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 증권가 분열의 핵심은 이 불확실성이 해소될 시점에 대한 판단 차이다.
Chapter 3: FOMC와 BOJ — 보유자와 관망자의 다른 체크포인트
반등이 추세가 되려면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첫 번째는 17일 FOMC다. 금리 동결은 이미 98% 이상 선반영됐다. 시장이 실제로 주목하는 것은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의 점도표와 발언 기조다. 이란 종전으로 유가가 잡히면 연준이 다소 매파적이더라도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반대로 워시 의장이 강한 매파 메시지를 내놓으면 이번 반등의 금리 완화 기대 전제가 흔들린다. 두 번째는 일본은행이다.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촉발될 수 있다. 글로벌 유동성 공급원 중 하나가 잠기는 경우 외국인의 추가 순매수 여력이 제한된다. 보유자에게 지금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외국인 3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가 FOMC 이후에도 유지되는가이다. 이 기조가 이어지면 반등 추세 진입으로 볼 수 있다. 끊기면 기술적 반등에서 재차 조정 구간으로 돌아선다고 봐야 한다. 관망자에게는 진입 기준이 다르다. 이란 MOU가 19일 스위스 공식 서명식으로 이어지고, 유가 안정이 지속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두 조건이 동시에 성립하면 FOMC 이후 2분기 실적 시즌까지 외국인 매수 근거가 유지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펀더멘털은 아직 손상되지 않았다. SK그룹 시총 2000조원 돌파에서 하이닉스 비중이 84%라는 사실은, 이 주식이 AI 메모리 구조적 수혜 스토리에 얼마나 단단히 묶여 있는지를 보여준다. 반등이 추세가 되는지 아닌지는 이란 협상 이행과 FOMC 기조가 동시에 확인되는 17일 이후 48시간이 핵심 관측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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