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변이 29% 급등|이번엔 다른가
'시카다' 등장에 바이오주 상한가
오늘 코스닥 시장에서 수젠텍이 30% 상한가, 진원생명과학이 30% 상한가, 신풍제약이 22% 급등했습니다.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BA.3.2', 일명 '시카다(매미)'가 전 세계 33개국에서 확산 조짐을 보인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였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미국 CDC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이었고, 국내 질병관리청 데이터에서도 BA.3.2의 국내 점유율이 1월 3.3%에서 3월 23.1%로 빠르게 늘었다는 수치가 뒤따랐습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 초기 국면에서 피라맥스로 폭등했던 신풍제약, 백신 개발 이력이 있는 진원생명과학과 셀리드, 진단키트 기업 수젠텍까지 동시에 급등했습니다. 투자자들의 머릿속에 새겨진 공식이 다시 작동한 것입니다. 코로나 변이 보도, 관련주 매수.
이 신호가 2020년과 다른 이유
그런데 시장이 읽은 방식과 실제 내용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습니다. 먼저 오늘 급등한 기업들이 BA.3.2 변이에 대한 실질적 대응력을 가지고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신풍제약의 피라맥스는 말라리아 치료제로,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가능성'으로 언급된 수준입니다. 2020년에도 임상 결과가 없는 상태에서 급등했다가 효과 미검증으로 급락했습니다. 진원생명과학은 DNA·RNA 백신 개발사이지만, BA.3.2를 타깃으로 한 신규 백신 개발이나 임상 진입 공시는 없습니다. 수젠텍은 진단키트 기업인데, BA.3.2 전용 키트 개발 공시도 현재 없습니다. 즉, 오늘 급등의 근거는 '2020년에 비슷한 이름의 테마가 올랐다'는 기억이지, 해당 기업들의 현재 파이프라인 진전이 아닙니다. 주목할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BA.3.2는 기존 백신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기존 기업들의 기술력 한계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기존 플랫폼 기반 백신 기업들이 수혜를 받으려면 BA.3.2 전용 제품 개발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데, 이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늘 하루 만에 가격에 반영될 내용이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 이 흐름에서 비껴난 곳을 봐야 합니다. 국내 mRNA 백신 역량을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나 한미약품은 이 테마에 편승하지 않았습니다.
테마주 급등 이후의 분기점
2020년 코로나 초기와 이번을 나란히 놓으면 닮은 점이 하나 있고,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닮은 점은 '공포의 첫 보도 직후 관련주 급등'이라는 패턴입니다. 2020년 1월 말 우한 폐렴 보도 직후에도 마스크주와 진단키트주가 단기 급등한 뒤, 오미크론까지 이 패턴은 반복됐습니다. 다른 점은 지금은 시장 전반이 강세장 국면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코스피는 사흘간 가파른 랠리를 이어와 6,200선 전후에서 숨고르기 중이고, 외국인이 2조원을 순매도한 오늘도 코스닥은 강보합으로 버텼습니다. 2020년처럼 시장 전체가 공포에 잠기는 상황이 아닌 상태에서 코로나 테마만 국지적으로 튀어오른 겁니다. 이런 국면에서 테마주 급등의 생명력은 짧습니다. 실제 확산세가 경제 활동을 제약하거나 정부 대응이 강도를 높이는 뉴스가 나오지 않는 한, 단기 수급 이슈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이번 주말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BA.3.2 관련 WHO 긴급회의 소집 같은 추가 촉매가 나온다면, 두 이슈가 겹쳐 코스닥 변동성이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지금 이 테마가 실질적 수혜 기업의 상승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기준은 하나입니다. BA.3.2 대응 제품에 대한 공시나 임상 진입 뉴스가 나오는지 여부입니다. 그게 나오지 않고 주가만 올라 있다면, 2020년식 공포 프리미엄이 다시 빠져나가는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합리적인 관찰 방식입니다. 오늘 급등한 종목들이 내일도 상한가에 근접한다면 테마가 살아있다는 신호입니다. 반대로 오전 중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오후에 반납한다면, 오늘의 급등은 뉴스 한 줄짜리 수급 이벤트로 기록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