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5% 외국인·기관 5조 매도|개인 4조8천억 독박 매수, 레버리지 33.7조의 전제

· KRX

어제의 환호, 하루 만에 사라졌습니다

6월 10일 코스피는 7,730포인트로 마감하며 전날 +8.18% 폭등분의 절반 이상을 되돌렸습니다. 장 중 한때 7,541포인트까지 밀리며 낙폭이 6.86%에 달했고, 올해 들어 24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삼성전자는 6.06% 하락해 30만2천500원에, SK하이닉스는 7.54% 빠져 204만8천원에 마감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2.1원 오른 1,524.2원을 기록했고, 국채 3년물 금리도 3.881%로 상승해 긴축 우려가 동시에 불거졌습니다. 중동에서는 미군 아파치 헬기가 이란군에 격추되고 미군이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8달러를 넘어섰고, 이 불확실성이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을 짓눌렀습니다. 한편 미국 AI 데이터센터 개발사 크루소가 1.8기가와트 규모 시설 건설을 전면 중단하면서 AI 수요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반도체 투자심리를 이중으로 압박했습니다.

개인만 홀로 5조를 받아냈습니다

오늘 수급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외국인과 기관의 합산 매도액이 아닙니다. 두 주체가 합쳐 5조396억원을 던지는 동안, 그 물량 전체를 받아낸 것이 오직 개인투자자였다는 사실입니다. 개인 순매수액은 4조8천618억원에 달했습니다. 어제 코스피 +8% 반등일에 기관이 단독으로 시장을 받쳤던 구도가 정확히 하루 만에 '개인 단독 매수'로 반전된 셈입니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는 이로써 23거래일 연속을 이어갔고, 올해 누적 매도액은 115조9천686억원에 달했습니다. 외국인이 이 속도로 이탈하는 배경 중 하나는 오는 12일 나스닥 상장을 앞둔 스페이스X IPO에 있습니다. 국내 기관이 청약 대금을 달러로 환전하면 원화 약세가 더 심해진다는 우려 때문에 외환당국이 미래에셋증권을 통한 기관 청약 배정 비율을 신청액의 30%로 제한했습니다. 이례적인 개입이 필요할 만큼 원화 압력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레버리지 33.7조가 오늘 매수의 실제 배경입니다

개인이 급락장에서 5조 가까운 물량을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현금이 아니라 빚 때문입니다. 이것이 오늘의 핵심 긴장입니다. 신용융자 잔고는 6월 5일 기준 33.7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상태이고, 미수금도 2조1천487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입니다. 6월 5일 폭락 당일에도 반대매매가 776억원 규모로 발생했는데, 이는 전날보다 10배 급증한 수치였습니다. 거래량이 올해 최저로 줄어든 지금, 반대매매 물량이 출회되면 수급 충격이 더 크게 전달됩니다. 방산 업종은 오늘 중동 리스크로 수혜를 받았습니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가 8.97% 급등했고, HD한국조선해양도 6.34% 올랐습니다. 그러나 개인 매수가 집중된 것은 방산이 아니라 급락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였다는 점에서, 레버리지의 방향이 이미 반도체 쪽에 쏠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두 가지 경로에서 검증이 필요합니다

오늘 밤(한국 시간 9시 30분)에 미국 5월 CPI가 발표됩니다. 대신증권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끌어올려 연준 긴축 우려를 재점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CPI가 예상을 상회하면 달러가 강해지고 원화는 1,530원 선을 향해 올라가며 외국인 이탈이 24연속으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레버리지가 역대 최대인 상황에서 추가 하락이 오면 반대매매가 기계적으로 작동하며 하락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CPI가 안정적이거나 하락하면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원/달러 환율이 1,510원대로 후퇴하면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 축소의 첫 번째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단, CPI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더라도 신용잔고 33.7조라는 레버리지 수준이 즉각 해소되지는 않습니다. 개인이 당장의 손실을 피했을 뿐, 시장 참여자 구성의 불균형이 지속되는 한 변동성은 구조적으로 유지됩니다. 검증해야 할 벤치마크는 세 가지입니다. 미국 CPI 수치가 예상치를 상회하는지, 원/달러 환율이 1,520원 아래로 복귀하는지, 그리고 외국인 순매도가 23연속에서 끊기는지 여부입니다. 이 중 하나라도 방향이 바뀐다면 오늘 개인이 받아낸 4조8천억의 의미도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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