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셧다운|한화오션 60조 수주전 같은 그룹, 반대 방향

· KRX

8년 사이 세 번째 폭발 — K방산 생산이 멈췄습니다

지난 6월 1일 오전 10시 59분,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에서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로켓 추진체 제작 공구를 세척하던 56동 세척공실에서 불이 났습니다. 소방 인력 100여 명이 투입됐고, 약 2시간 만에 진화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화상을 입었습니다. 희생자 중 2명은 입사 2년 미만의 20대 비정규직이었습니다. 이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8년 5월 충전공실 폭발로 5명이 숨졌습니다. 2019년 2월 이형공실 폭발로 다시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8년 사이 총 13명이 같은 공장에서 사망한 것입니다. 회사 측은 이번 세척 공정은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인지했던 공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알루미늄 분말이 포함된 추진제는 정전기 한 번에도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노조는 모든 공정이 다 위험하다며 사측의 해명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사고 다음날인 6월 2일, 고용노동부는 대전사업장에 부분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 공장에서는 다연장로켓 천무와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를 생산합니다. 대전사업장의 연간 매출은 약 1조 3,189억 원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체의 약 5%에 해당합니다. 화약 세척은 추진체 생산의 필수 공정이어서 셧다운이 지속될수록 수출 납기가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2018년 당시 작업 중지 명령은 42일 만에 해제됐습니다. 2019년에는 무려 6개월이 걸렸습니다. 이번에도 법률 전문가들은 2~3개월 이상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동일 사업장에서 동일 유형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직접 발언했습니다. 한화에어로 통합법인은 전 사업장에 특별 안전점검을 개시했습니다.

한화오션, 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 막판 총력전

한화그룹의 방산 지형도에서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한화오션입니다. 한화오션은 지난 5월 27일부터 28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최대 방산 전시회 CANSEC 2026에 참가했습니다. 목표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CPSP 수주입니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이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사업입니다. 규모는 최대 60조 원에 달합니다. 한화오션은 한국 해군이 실전 운용 중인 KSS-III 잠수함의 성능과 납기 능력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습니다. KSS-III는 공기불요추진체계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동시에 탑재한 세계 최초의 디젤 잠수함입니다.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을 전제로 2035년까지 4척을 먼저 납품하고 이후 매년 1척씩 공급해 2043년까지 12척을 완납하는 일정을 제안했습니다. 전시 기간 중에는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 노바스코샤주 성장개발부 장관이 한화오션 부스를 직접 방문했습니다. 씨스팬, 어빙 조선소, 밥콕 캐나다, CAE 등 현지 주요 방산기업들도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화오션이 제시한 범캐나다 경제 전략은 연간 2만 2,500개 일자리 창출과 940억 달러, 약 142조 원 규모의 GDP 유발 효과를 포함합니다. 현재 캐나다와 경쟁하는 상대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 TKMS입니다. TKMS는 NATO 잠수함 시장에서 검증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희토류, 배터리, 인공지능 분야까지 포함한 공격적인 투자 패키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6월 말 우선 협상 구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화오션이 수주에 성공할 경우 북미 해양방산 시장 진입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됩니다. 이미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 해군 MRO 사업에 진출해 있습니다. 캐나다 CPSP까지 확보한다면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북미 방산 네트워크의 구조가 완성됩니다.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는 단순 잠수함 판매를 넘어 캐나다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장기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투자자가 판단해야 할 두 개의 리스크 축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같은 그룹 안에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정반대의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이 구도에서 두 가지 질문을 동시에 처리해야 합니다. 첫 번째 질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조업 중단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입니다. 2018년에는 42일, 2019년에는 6개월이 걸렸습니다. 이번에는 CCTV조차 없어 원인 규명 자체가 더딜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2~3개월 이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작업 중지 명령 해제 신청서에는 노조 의견서가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합니다. 현재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은 해제 일정이 더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셧다운 기간이 길어지면 천무 로켓과 지대공 유도무기의 수출 납기 지연이 현실화됩니다. 두 번째 질문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입니다. 2022년 중처법 시행 이후 방산업계에서 첫 적용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경영책임자인 손재일 대표이사 또는 전략부문 대표이사인 김동관 부회장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과거 두 차례 사고는 중처법 시행 이전이어서 가중처벌 기간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된 인명 사고라는 점에서 사법부의 판단이 이전보다 무거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처법이 방산기업에 처음 적용된다는 상징성은 업종 전체의 컴플라이언스 비용을 올리는 변수입니다. 한편 한화오션은 이 리스크에서 직접적으로 분리돼 있습니다. 한화오션의 사업은 조선과 잠수함 건조이며, 추진제 제조 공정을 공유하지 않습니다. 한화에어로 사고로 인한 그룹 이미지 훼손은 일정 수준 공유되지만, 사업 펀더멘털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캐나다 수주 결과가 6월 말 윤곽을 드러낼 경우, 한화오션의 주가 방향성은 에어로스페이스와 분리되어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 한화 계열 방산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단순히 방산주라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묶어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에어로스페이스는 셧다운 기간 확인과 중처법 수사 방향이 명확해지기 전까지 불확실성이 압도적입니다. 반면 한화오션은 6월 말 CPSP 결과 발표라는 구체적인 이벤트 드리벤 구도 안에 있습니다. 같은 그룹, 반대 방향이라는 인식이 지금 이 주의 핵심 판단 축입니다.

Link copi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