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영업익 98% 뒤에 숨은 일회성 착시

· KRX

역대 최대 실적, 그 이면

한화오션이 27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7361억원을 공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98% 급증한 수치로, 분기 매출은 5조443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3.5%로 두 자릿수 수익성을 이어갔습니다.

시장은 이 숫자를 조선업 슈퍼사이클의 증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회사가 컨퍼런스콜에서 내놓은 발언은 조금 다른 결을 보입니다. 2027년에서 2028년까지 지금 수준의 수익성이 유지될지는 아직 전망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입니다. 헤드라인의 확신과 회사의 신중함 사이에 간극이 있습니다.

숫자를 부문별로 나눠보면 성격이 다릅니다. 상선 부문은 매출 3조2397억원에 영업이익률 22.7%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반면 에너지플랜트 부문은 매출이 전분기 대비 880% 급증했지만, 영업이익은 62억원에 그쳤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성장률과 실제 이익 기여도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성장의 두 갈래, 진짜와 가짜

에너지플랜트 부문의 급증은 P79 프로젝트가 현지 사이트 주요 업무를 마무리하면서 누적 매출 약 1조5000억원을 이번 분기에 한꺼번에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반복되지 않는 일회성 매출 인식입니다. 반면 상선 부문의 고마진은 2024년 수주한 고수익 LNG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이 본격적으로 건조 단계에 들어간 결과로, 실제 2분기 상선 매출의 45에서 50%가 2024년 수주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동시에 특수선 부문은 가공비 상승과 캐나다 잠수함 사업 마케팅 비용 영향으로 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전분기 208억원 손실에서 크게 줄기는 했지만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에 밀린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은 한화오션이 그리스와 태국, 중동, 남미 등 새 시장을 계속 두드리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분기의 어닝서프라이즈는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서로 성격이 다른 두 힘이 겹친 결과입니다. 상선 부문의 마진 개선은 되돌리기 어려운 구조적 변화에 가깝고, 해양플랜트의 외형 급증은 다시 반복되지 않을 일회성 회계 인식입니다. 이 둘을 하나의 서프라이즈로 뭉뚱그려 읽으면 앞으로의 실적 흐름을 오독할 위험이 있습니다.

관건은 2029년 슬롯

회사는 현재 2029년과 2030년 인도 예정인 LNG운반선 슬롯 대부분을 놓고 화주, 선주사와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업 범위는 2031년 상반기 인도 물량까지 넓어진 상태입니다. 다만 아직 계약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지금의 높은 선가와 수익성을 확보한 물량으로 슬롯을 채울 수 있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회사 스스로도 2025년과 2026년에 순차적으로 수주한 LNG운반선이 생산되는 만큼 2026년 말까지는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환율과 외주비 등 외생 변수, 3분기 조업일수 감소, 하반기 성과급 반영 등은 단기적으로도 수익성을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실적을 사이클의 정점이 아니라 사이클이 계속될지 판가름할 첫 신호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지금 보유자에게 중요한 것은 이번 분기의 절대적 숫자가 아니라, 2029년 이후 슬롯이 어떤 선가와 조건으로 채워지는지입니다. 그 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금의 고마진을 구조적 재평가의 근거로 확정하기보다, 조건부 개선이라는 시각으로 지켜보는 것이 사료 범위 안에서 가장 타당한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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