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자임 IPR 기각된 알테오젠|특허 할인 해소, 재산정 분기점?

· KRX

USPTO 기각의 구조적 의미

할로자임이 알테오젠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효심판이 기각됐다는 사실은 이미 시장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아직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은 기각의 방식입니다. USPTO는 할로자임이 심판 대상 청구항 중 단 하나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승소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본심리 문턱에서 걸러진 게 아니라, 심리 개시 자체를 특허청장 권한으로 봉쇄한 결정입니다. 그 차이가 밸류에이션에서 갖는 의미는 단순한 승소 기록과 다릅니다.

IPR 절차에서 심리 개시가 기각된다는 것은, 특허청이 도전자의 선행기술 논리 전체를 사전에 무력화했다는 신호입니다. 할로자임이 지난해 12월 제기한 이번 IPR의 공격 대상은 알테오젠의 미국 특허 제12221638호, 즉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제조방법 특허입니다. 이 특허는 ALT-B4의 생산 공정 전체를 보호하는 핵심 자산입니다. 제조방법 특허가 무력화되면 플랫폼 물질 특허가 유효해도 경쟁사가 동일 기능의 효소를 다른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여지가 열립니다. 할로자임이 노렸던 것은 물질이 아니라 그 틈이었습니다.

여기서 이미 알려진 서사와 갈라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알테오젠의 SC 플랫폼은 물질 특허와 제조방법 특허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 구조로 방어됩니다. 할로자임이 제조방법 특허를 공격한 배경에는, 물질 특허 정면 대결보다 공정 측면에서 우회로를 뚫는 전략이 있었습니다. USPTO가 이 우회로 자체를 차단했다는 것은, 알테오젠의 이중 방어 구조가 법적으로 유효하다는 점을 확인받은 것입니다. 이 확인이 없었다면, 파트너사 입장에서 ALT-B4 공급 안정성에 대한 리스크 할인은 계속 정당화될 수 있었습니다.

특허 리스크 할인이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역산하면 이번 결정의 무게가 보입니다. 알테오젠의 MSD 파트너십 계약은 키트루다 SC 제형 전환을 포함하며, 이 계약에서 ALT-B4의 공급 독점성이 흔들리면 마일스톤 구조 전체가 재협상 압력을 받게 됩니다. 특허 분쟁이 진행 중이던 구간에서 일부 기관은 이 리스크를 할인 요인으로 반영해 왔습니다. 그 할인의 근거가 이번 결정으로 법적 차원에서 제거됐다는 점에서, 포지션을 축소했던 주체들의 재진입 근거가 생겼습니다. 다만 그 재진입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아직 대기 중인지는 유량 데이터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기각 결정이 리스크를 완전히 닫지는 않습니다. IPR은 한 번 기각돼도 새로운 선행기술을 근거로 재제기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할로자임이 이번과 다른 선행기술 논리를 구성해 재공격하는 경로는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이 사실이 이번 결정의 의미를 약화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대 방향에서 읽혀야 합니다.

이중 방어 구조와 재공격 가능성의 비대칭

재제기 가능성이라는 리스크를 이번 결정 이전과 이후에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프레임입니다. 결정 이전에는 할로자임의 공격 논리가 특허청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지가 불확실했습니다. 이번 기각으로 확인된 것은, 할로자임이 제시한 선행기술의 논리 구조가 알테오젠의 제조방법 특허에 대해 심리 개시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다음 공격이 있다면 할로자임은 전혀 다른 선행기술을 찾아야 하며, 그 부담은 이번 기각 전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이 비대칭을 이해하려면 ALT-B4의 특허 방어가 단층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알테오젠의 SC 플랫폼은 물질 특허와 제조방법 특허를 동시에 보유하는 구조입니다. 파트너사인 MSD는 이미 별도 경로에서 할로자임의 MDASE 특허 무효 판단을 이끌어냈습니다. 즉 MSD가 플랫폼 사용자로서 상위 경쟁 특허를 무력화한 동시에, 알테오젠은 자체 제조방법 특허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두 결정이 같은 시간대에 겹친 것은 단순한 중복 성과가 아닙니다. 공격자가 진입할 수 있는 두 개의 법적 경로가 동시에 닫혔다는 구조적 사실입니다.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에서 특허 방어 구조의 견고함은 마일스톤 협상력에 직접 연결됩니다. 추가 파트너십을 검토하는 제약사 입장에서, 공급사의 특허가 경쟁사 공격에 취약하다면 계약 조건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거나 협상 자체가 지연됩니다. 알테오젠 대표가 이번 결정 이후 '글로벌 파트너사 개발 및 상업화 일정에 맞춰 ALT-B4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명시한 것은 의례적 표현이 아닙니다. 파트너 확장 협의에서 특허 안정성 논거를 강화하려는 실질적 신호로 읽힙니다. 그 신호가 실제 계약 논의로 이어지는지가 다음 관찰 포인트입니다.

한 가지 반전 구조가 여기 있습니다. 시장에서 이번 기각을 '할로자임 리스크의 종료'로 소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더 정확하게는 '할로자임 리스크의 비용 구조 변화'로 읽어야 합니다. 알테오젠은 이번 결정을 위해 미국 내 법률대리인, 외부 전문기관, 대형 로펌과 협력해 대응 전략을 구축해왔습니다. 이 법무 인프라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향후 재공격이 발생해도 알테오젠이 즉각 대응 가능한 체계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리스크가 사라진 게 아니라, 리스크 대응 비용이 시스템화됐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화된 방어력이 밸류에이션 재산정으로 연결되는 기제는 무엇인지, 그 질문이 남습니다.

특허 독점권 2043년과 밸류에이션 재산정의 조건

이번 결정으로 알테오젠의 특허 독점권이 2043년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 숫자가 단순한 존속 기간이 아닌 이유는, 키트루다 SC 제형의 상업화 일정과 교차되기 때문입니다. 키트루다의 글로벌 매출은 알테오젠이 ALT-B4를 공급하는 SC 버전으로 일부 전환되고 있으며, 그 전환 속도가 MSD와의 마일스톤 지급 구조를 결정합니다. 2043년까지의 독점권이 법적으로 안정화됐다는 것은, 이 마일스톤 스트림에 불확실성 할인을 적용하던 분석가들이 그 할인율을 낮추는 근거가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밸류에이션 재산정이 자동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짚어야 합니다. 특허 리스크 해소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닙니다. 재산정의 충분조건은 파트너십 마일스톤의 구체적 트리거가 확인되는 시점입니다. 추가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이 체결되거나, 기존 MSD 계약에서 새로운 마일스톤 지급이 공시되는 순간에 분석가들이 목표주가 상향의 근거를 가지게 됩니다. 특허 방어 확정은 그 재산정의 장애물을 제거했을 뿐, 촉매 자체는 아닙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참여자 구조를 다르게 읽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특허 분쟁 리스크를 이유로 포지션을 축소했던 기관은 이번 결정으로 재진입 명분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파트너십 트리거를 기다리며 관망하던 참여자들은 이번 결정만으로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두 집단의 진입 타이밍이 다르고, 지금은 첫 번째 집단의 재진입이 진행 중인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탈환이 보도됐지만, 이것이 특허 기각 직후의 수급 이동인지, 다른 변수와 겹친 결과인지는 구분이 필요합니다.

코스피 이전상장 논의가 이 맥락에서 부가 변수로 작동합니다. 이전상장이 진행되면 코스닥 지수 편입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코스피 관련 패시브 자금 유입 가능성이 생깁니다. 특허 방어가 강화된 시점에 이전상장 모멘텀이 겹친다면, 두 가지 다른 자금 출처를 동시에 자극하는 구조입니다. 단 이전상장은 코스닥협회 등의 반발이 있고,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변수는 특허 결정과 독립적으로 움직이므로, 밸류에이션 재산정의 핵심 축이 아닌 부가 경우의 수로 다뤄야 합니다.

결국 이번 USPTO 결정이 알테오젠의 투자 논거를 바꾼 것은 분명합니다. 바뀐 것은 리스크의 구조이지, 기대 수익의 크기가 아닙니다. 2043년 독점권이라는 숫자가 실제 현금흐름으로 연결되는 시점은, 할로자임 기각 결정일인 5월 18일이 아니라 다음 파트너십 공시가 나오는 날입니다. 그 공시가 나오기 전까지, 특허 리스크 할인이 제거됐다는 사실이 얼마나 빠르게 가격에 녹아드는지가 이 종목을 모니터링하는 핵심 변수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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