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재개통|외국인 70조 매도 속 반등 한계선
종전 기대와 유가 급락
코스피가 종전 기대감에 하루 8%를 넘게 뛰었지만, 같은 날 외국인은 1조 6천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블룸버그가 전한 한국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시도 소식은 전쟁 발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브렌트유는 이 소식과 미-이란 협상 진전 보도가 겹치면서 배럴당 101달러에서 하루 만에 7.83% 급락했습니다. WTI도 95달러로 내려앉으며 4월 24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유가 하락이 코스피를 끌어올린 경로는 직접적이었습니다. 에너지 비용 압력 완화가 기업 이익 전망을 개선했고, 그 수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먼저 반영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장중 9.7% 올랐고 SK하이닉스는 230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지수는 8,300선을 넘겼습니다. 개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홀로 4조 8천억 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이 반등의 구조에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8천 포인트를 회복하던 날에도 1조 6천억 원을 팔았습니다. 이것이 일시적 차익 실현인지, 아니면 구조적 이탈의 연장선인지가 반등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외국인 70조 이탈 구조
외국인은 5월 7일부터 21거래일 동안 70조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은 1,539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외환당국은 5일간 3차례 구두개입에 나섰고 국민연금은 연초 이후 중단했던 서울 외환시장 내 선물환 매도를 재개했습니다. 그럼에도 야간 거래에서 환율은 1,561원까지 올랐습니다.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코스피 시총 내 외국인 비중이 오히려 상승했다는 점을 근거로 리밸런싱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코스피 급등이 외국인의 한국 주식 비중을 목표치 이상으로 높였고, 이를 조정하기 위한 차익 실현이 매도로 나타난다는 해석입니다. 그러나 이 분석은 외국인이 돌아올 의사가 있다는 전제를 내포합니다. 21거래일 연속 순매도가 단순 리밸런싱이라면, 목표 비중에 도달한 이후 매도 압력은 줄어야 합니다. 환율이 아직 1,535원대에서 안정되지 못한다면 그 전제는 검증이 필요합니다.
코스피가 7,600선으로 후퇴한 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 8천억, 2조 2천억 원을 동반 매도했습니다. 개인 4조 8천억의 순매수가 이 물량을 받아냈지만, 이 구조가 지수의 바닥인지 새로운 균형점인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종전 협상이 실제 합의로 전환되는 시점에 외국인 포지션이 재유입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 그것이 이번 반등을 확인하는 유일한 변수입니다. 트럼프가 중국 방문 전 이란 합의 가능성을 언급한 날짜가 기점이 됩니다. 만약 합의 이후에도 외국인 순매도가 주당 10조 원 이상 지속된다면, 이번 반등은 개인 수급이 만든 단기 기술적 반등으로 재평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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