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슈퍼사이클|레버리지 ETF, 분기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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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228의 엔진

코스피가 27일 8228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지수 상승분의 대부분은 반도체 두 종목이 만들어냈습니다. SK하이닉스가 하루에 9% 이상 뛰었고, 삼성전자가 2% 올랐습니다. 나머지 대다수 업종은 반응하지 않거나 하락했습니다.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상승의 출처가 분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이 단 하루 만에 19% 급등하며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나스닥과 S&P 500이 동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반도체 섹터 전체가 6%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 충격이 이날 아침 코스피에 그대로 전달됐습니다.

마이크론의 급등은 단순한 실적 서프라이즈가 아니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전체 메모리 출하량의 70%를 흡수하고 있다는 확인이었습니다. 그 수치는 SK하이닉스의 HBM 독점적 공급 지위가 이미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재평가 신호로 읽혔습니다. 장 초반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외국인과 기관이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순매수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이 이날 달러 기준 1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두 번째입니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300만원으로 상향했으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배 증가한 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증권사들이 코스피 1만 포인트 전망치를 잇따라 내놓는 배경에 바로 이 숫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상승이 실적 재평가라는 설명으로 완전히 닫히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수익비율은 12~14배로, 과거 슈퍼사이클 고점보다 40% 높은 프리미엄입니다. 실적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에 대한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가격입니다. 오늘 외국인이 매수한 것이 실적 확인이었다면, 이미 그 기대를 가격에 담은 쪽은 누구였는지가 남는 질문입니다.

레버리지 ETF와 포지션 압력

외국인 순매수가 지수를 끌어올린 것과 같은 날,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다른 방식으로 반도체에 진입했습니다. 이날 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정식 출시됐고, 상장 첫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관련 레버리지 상품에만 약 2조원이 유입됐습니다. 개인 순매수는 6908억원으로 상장일 기준 역대 최대였습니다.

이 유입이 오늘 주가 흐름과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은 단순한 동행이 아닙니다. 레버리지 ETF는 매일 기초자산의 2배 수익률을 추종하기 위해 기초자산을 지속적으로 리밸런싱합니다. 주가가 오를수록 더 많은 현물을 매수해야 하고, 이 수급이 다시 주가를 밀어올리는 순환이 형성됩니다. 금감원이 사전에 쏠림 우려를 공식 경고했음에도 유입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은 이 구조적 수요 압력이 이미 형성됐다는 뜻입니다.

사전 교육 이수자는 2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몰렸습니다. 이 규모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관심이 아니라 진입 대기 포지션입니다. 대기 포지션이 일제히 ETF로 전환될 경우, 외국인 수급과 개인 레버리지가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작동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그 방향이 상승일 때는 가속이고, 반전될 때는 속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의 위험은 장기 하락에서 극대화됩니다. 미국에서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는 테슬라 주가가 34% 오르는 기간 동안 오히려 50% 하락했습니다. 변동성이 클수록 역의 복리 효과가 누적되는 구조입니다. 오늘 상장된 삼전닉스 레버리지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는 조건은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낮고 상승이 지속되는 경우입니다. 그 조건은 결국 실적이 기대를 계속 상회해야 한다는 전제로 귀결됩니다. 그리고 그 전제의 절반은 삼성전자에 달려 있습니다.

삼성전자 5조원과 남은 변수

삼성전자는 오늘 임금협약 타결을 계기로 5년간 5조원 규모의 상생 자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협력사 지원과 AI 인재 육성이 명목입니다. 사장단이 고개를 숙이며 사회적 책임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시간 주주 단체는 이번 합의가 상법 위반이라며 무효소송을 예고했습니다.

성과급 구조의 핵심 쟁점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선취하는 방식이 주주의 배당가능이익을 우회한다는 것입니다. 상법 제462조상 이익 배분 순서와 구조가 정해져 있는데,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은 그 순서를 앞지른다는 주장입니다. 이 논리가 법원에서 인용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지만, 소송이 진행되는 것 자체가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새로운 의제로 만듭니다.

레버리지 ETF 투자자 입장에서 삼성전자 변수는 두 층위로 작동합니다. 하나는 실적입니다. 삼성전자 DS 부문이 하이닉스 수준의 이익 성장을 따라오지 못하면, 레버리지 ETF의 기초자산 중 삼성전자 쪽 수익률이 하이닉스를 상쇄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기업 리스크입니다. 성과급 법적 분쟁이 장기화하거나 DX 부문이 별도 재협상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SK하이닉스와 디커플링되는 국면에 진입합니다.

오늘 코스피 사상 최고치는 마이크론이 확인한 HBM 수요와 SK하이닉스의 구조적 재평가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개인 레버리지 ETF 2조원은 그 흐름에 진입한 포지션이지, 흐름을 만든 원인이 아닙니다. 이 포지션 구조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한 유지됩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신호가 나오는 시점에서 레버리지 ETF의 역복리 효과가 현실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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