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관세환급 걷어내도 남는 87.5% 개선, 북미가 중국을 넘었다

· KRX

어닝 서프라이즈, 무엇이 시장을 놀라게 했나

30일 LG생활건강 주가가 장중 17.68% 급등해 30만9500원까지 올랐습니다. 전날 발표된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 결과입니다. 2분기 연결 매출은 1조6574억원, 영업이익은 1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87.5% 증가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추정치 638억원과 컨센서스 752억원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였습니다.

다만 이번 실적에는 미국 관세 환급 약 150억원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부분을 걷어내고도 실적 개선이 실질적인지가 핵심 질문입니다. 시장은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사업부별 손익 구조를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뷰티 부문은 매출 8184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2분기 59억원 적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방향 자체가 바뀐 것입니다. 생활용품 부문도 영업이익이 23.1% 늘며 힘을 보탰습니다. 관세 환급을 제외해도 뷰티와 생활용품 두 축에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일회성이 아닌 구조적 신호로 읽게 만드는 근거입니다.

중국 대신 북미, 성장축이 바뀐 이유

이번 실적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지역별 매출 역전입니다. 북미 매출은 2058억원으로 47.3% 늘었지만 중국 매출은 1760억원으로 5% 줄었습니다. LG생활건강이 독립 법인으로 분할된 이후 북미 매출이 중국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역전은 단순한 지역 실적 변동이 아니라 성장 엔진 자체의 교체를 뜻합니다. 그동안 LG생활건강 실적은 중국과 면세점, 럭셔리 브랜드 더후 의존도가 컸습니다. 하지만 최근 6년간 화장품 매출이 약 5조원에서 2조원대로 반토막 나며 이 구조의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선주 대표는 전략센터를 신설하고 북미와 디지털 채널, 기능성 브랜드로 축을 옮기는 재편을 주도했습니다.

북미 성장의 실질적 주역은 헤어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입니다. 신한투자증권 박현진 연구원은 닥터그루트의 온오프라인 수출 수요 증가로 이 브랜드의 매출 비중이 화장품 매출 내 8%까지 급격히 상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특정 대형 브랜드 하나에 기댄 반등이 아니라 코스트코와 세포라 등 신규 유통망 확보가 만든 결과라는 점에서, 일회성 환급금 논쟁과는 별개로 성장축 전환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음을 뒷받침합니다.

목표주가 상향의 근거와 아직 남은 리스크

실적 발표 직후 증권사 11곳 중 8곳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DB증권은 25만원에서 38만원으로, 신한투자증권은 33만5000원으로 20.1% 높여 잡았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6년 순이익 추정치도 20% 상향했습니다. 8월부터 닥터그루트가 미국 전역 세포라 매장에 입점하는 점이 하반기 실적 기여를 더 키울 변수로 꼽힙니다.

동시에 우려도 남아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에 마케팅비 지출 증가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실제로 음료 사업인 리프레시먼트 부문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15.1% 감소해, 전 사업부가 균일하게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결국 이번 급등이 일회성 서프라이즈인지 구조적 턴어라운드인지는 관세 환급 효과를 걷어낸 뷰티·생활용품 부문의 개선세가 다음 분기에도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8월 세포라 입점 이후 닥터그루트의 매출 기여도와 3분기 원가 부담 완화 여부가 이를 가늠할 다음 확인 지점입니다. 증권가는 채널 믹스 개선을 근거로 상향 쪽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이는 아직 다음 분기 수치로 검증되지 않은 조건부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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