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상한가 뒤엔 최태원의 48억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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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가의 구조 — 왜 SK스퀘어가 뛰었나

31일 SK스퀘어가 전 거래일보다 23만9000원, 29.91퍼센트 폭등한 103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장중 한때 114만20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이날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4위 대형주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SK스퀘어가 이렇게 뛴 이유는 회사 자체의 실적이 아니라 자회사 지분 구조에 있습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0퍼센트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29.95퍼센트 급등하며 사상 첫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르면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가치가 그대로 재평가되는 구조여서, 반도체 투톱의 급등이 SK스퀘어로 곧바로 전이된 것입니다.

이 급등의 출발점은 미국 증시였습니다. 지난 30일 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고, 애저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대비 43퍼센트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동안 시장을 짓눌렀던 AI 투자 둔화 우려가 단숨에 걷혔습니다. 이 여파로 마이크론이 18.36퍼센트, 샌디스크가 25.99퍼센트 급등하는 등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8.19퍼센트 폭등했고, 이 훈풍이 국내 증시로 그대로 옮겨붙었습니다. 코스피지수도 이날 1001.89포인트, 17.91퍼센트 폭등한 6595.45로 마감하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11.95퍼센트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 상승률을 새로 썼습니다. 여기까지는 SK스퀘어의 상한가를 전액 설명합니다. 그런데 같은 날 보도된 또 다른 소식 하나가 이 흐름에 다른 결을 더합니다.

최태원의 '48억 매수' — 확신인가 계산인가

전날인 30일 SK하이닉스는 공시를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통주 362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종가 132만2000원 기준으로 47억8564만원 규모입니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을 개인 명의로 취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그는 지주사 SK와 자회사 SK스퀘어를 통해 SK하이닉스를 간접 지배해왔을 뿐, 직접 지분은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매입 금액의 '설계'가 눈에 띕니다. 상장사 내부자가 50억원 이상 주식을 거래하려면 30일 전에 거래 계획을 사전공시해야 합니다. 최 회장의 매입액 48억원은 바로 이 50억원 기준선 아래, 사전공시 없이 즉시 매수할 수 있는 사실상 최대 한도에 맞춰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공시 부담 없이 신속하게 책임경영 의지를 전달하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해석도 나옵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회사 지분의 시장가치만 6조원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48억원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친다는 의구심입니다.

여기서 이 영상의 질문이 구체화됩니다. 총수의 자사주 직접 매수는 통상 시장에서 강한 확신의 신호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그 신호의 크기가 애초에 규제 문턱을 넘지 않도록 설계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매수가 순수한 '베팅'인지 아니면 최소한의 규모로 최대한의 심리적 효과를 노린 상징적 제스처인지가 갈라집니다. 어느 쪽이든 시장은 오늘 SK스퀘어 상한가라는 형태로 강하게 반응했습니다.

롤러코스터 위의 신뢰 — 다음 체크포인트

최 회장이 매수에 나선 배경에는 SK하이닉스 주가의 극심한 변동성이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장중 298만7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달 30일에는 132만2000원까지 떨어져 고점 대비 55.7퍼센트 폭락했습니다. 지난 29일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9.61퍼센트 급락했습니다. AI 투자 둔화 우려와 반도체 고점론이 겹치며 호실적조차 주가를 방어하지 못한 것입니다.

특히 지난 29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었던 점이 낙폭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주식예탁증서, ADR 상장의 영향으로 내달 4일까지 주주환원 정책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없습니다. 미국 증권법상 공모 이후 일정 기간 투자설명서에 없는 중요 정보를 공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 회장의 매수는 이 침묵 기간 동안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신속한 대응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결국 오늘 SK스퀘어의 상한가는 실체와 상징이 뒤섞인 하루였습니다. SK하이닉스 지분 20퍼센트라는 명확한 구조가 지분가치 재평가를 그대로 전달했다는 점에서는 실체가 분명합니다. 그러나 최 회장의 매수가 만들어낸 심리적 반등 효과는, 매입 규모가 애초에 공시 문턱을 넘지 않도록 짜여졌다는 사실 앞에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조심스럽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진짜 답은 8월 4일 이후 나올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 발표에 달려 있습니다. 그 내용이 시장의 기대에 부합할 때 비로소, 오늘의 상한가가 일시적 쏠림이 아니라 재평가의 시작이었는지가 확인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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