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사상 최대 실적, 9.61% 급락
60조 영업이익, 그런데 왜 급락했나
SK하이닉스가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발표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57%, 영업이익은 557% 늘어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입니다. 그런데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61% 내린 140만10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날 주가가 두 자릿수에 가깝게 빠진 겁니다.
이유는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시장의 눈높이를 넘지 못해서입니다. 실적 발표 전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약 83조원, 영업이익 약 64조원이었는데, 실제 실적은 이보다 각각 4조원 안팎 낮았습니다. 절대 규모는 역대 최고였지만 이미 주가에 반영된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입니다.
KB증권은 이번 급락을 반도체주의 성격 변화로 해석합니다. 과거 반도체주는 메모리 가격과 재고, 출하량에 따라 움직이는 커머디티 실적주였지만, 지금은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빅테크 자본지출 전망에 좌우되는 AI 내러티브주가 됐다는 겁니다. 실적이 좋아도 기대한 성장 경로에 못 미치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뀐 셈입니다. 그래서 지금 물어야 할 질문은 얼마나 벌었나가 아니라 이 이익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가입니다.
빅테크 투자 회수 의문과 중국 변수
주가를 흔든 두번째 요인은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입니다. KB증권에 따르면 주요 빅테크 5개사의 자본지출은 2026년 약 7760억달러, 2027년 약 1조달러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증가율은 88.5%에서 29.7%로 둔화하고 2028년부터는 한 자릿수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이 돈을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회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CXMT의 상장 흥행과 생산능력 확대, 심자외선 노광장비 개발 소식이 겹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시장 지배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습니다. 다만 CXMT는 아직 첨단 D램과 HBM에서 기술 격차가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당장의 실적을 훼손할 사안은 아니지만, 이미 높아진 밸류에이션 상황에서 미래 경쟁 심리를 자극하는 촉매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이번 급락은 반도체 산업 자체의 위기가 아니라, AI 투자 사이클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입니다. SK하이닉스의 현재 실적은 여전히 강하지만, 시장은 이미 2027년 이후의 성장성과 AI 투자 지속 여부를 주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게 이번 조정의 실체에 가깝습니다.
장기공급계약이라는 선택, 그리고 남은 질문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보다 다른 메시지를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를 포함한 핵심 고객 10여개와 5년 단위 장기공급계약, LTA 협상을 마무리했고 추가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해 하반기부터 생산을 확대하고, HBM과 서버용 D램, 낸드를 묶은 AI 메모리 공급 체제로 사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방향입니다.
이 선택에는 이면이 있습니다. 장기계약은 공급 안정성을 높이지만 향후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추가 수익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날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고, 회사는 하반기에 이를 구체화하겠다고만 밝혀 투자심리를 더 압박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시장이 원한 답은 다른 데 있었던 셈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조정을 펀더멘털에 비해 과격하다고 보고 목표가 280만원을 제시했지만, 다른 증권사들은 목표가를 30%대까지 낮추며 엇갈린 판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관건은 두 가지입니다. 하반기 공개될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 규모, 그리고 HBM4 매출 인식이 예상대로 속도를 낼지 여부입니다. 이 두 변수가 확인되기 전까지 사상 최대 실적과 주가 사이의 괴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dongponews.net]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실적 발표에도…코스피 6000피 밑으로 - 재외동포신문
- [itdaily.kr] “실적보다 미래를 말했다”…SK하이닉스가 ‘장기 AI 시대’를 선언한 이유 - 아이티데일리
- [zdnet.co.kr] 삼성·SK하이닉스 레버리지 규제, 시장에 ‘약’ 될까 - 지디넷코리아
- [ytn.co.kr] 동반 '서킷브레이커'...장중 코스피 10% 넘게 추락 - YTN
- [newspim.com] [리포트 브리핑]SK하이닉스, '펀더멘털에 비해 과격한 조정' 목표가 2,800,000원 - 미래에셋증권 - 뉴스핌
- [inews24.com] SK하이닉스·삼전 눈높이 '뚝'…미래證, 목표가 33%씩 낮췄다 - 연합인포맥스
- [etoday.co.kr] [거래소 외국인] SK하이닉스·삼성전자 매도...전력·자동차는 사자 공세 - 핀포인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