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4%대 급락|초고수는 삼성전자만 담았다

· KRX

검은 월요일, SK하이닉스가 흔들리다

20일 SK하이닉스는 4.23퍼센트 떨어진 176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에는 나란히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13퍼센트 급락하며 프로그램 매도 호가가 일시 정지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낙폭의 진원지는 미국 증시가 아니라 국내 수급이었습니다. 외국인은 오히려 523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9203억원어치를 던졌습니다. 같은 시장 같은 종목을 두고 사고파는 손이 정반대로 갈렸다는 뜻입니다. 왜 이런 균열이 생겼는지는 개별 투자자들의 매매를 뜯어봐야 답이 나옵니다.

초고수는 왜 삼성전자만 담았나

미래에셋증권이 집계한 수익률 상위 1퍼센트, 이른바 초고수들의 매매를 보면 균열이 또렷합니다. 이들은 이날 개장 직후부터 오후 2시반까지 삼성전자를 순매수 1위 자리에 계속 올려놨습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낙폭을 키우는 와중에도 매수 우위를 유지했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하루 종일 초고수 순매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같은 반도체 투톱인데도 한쪽은 사고 한쪽은 파는 극단적 종목 교체가 일어난 셈입니다. 시장 전체가 급락하는 국면에서 초고수들이 굳이 두 종목의 방향을 갈랐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SK스퀘어는 오히려 초고수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SK하이닉스 지분가치가 부각됐다는 이유였습니다. 정작 SK하이닉스 본주는 외면받으면서, 같은 SK 반도체 밸류체인 안에서도 자금이 갈라지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실적은 역대급인데 주가는 왜 빠지나

이 급락을 설명하려면 업황이 아니라 반도체 '주가의 역사이클'을 봐야 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2분기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발표했습니다. 시장 평균 전망치 84조1000억원을 웃도는 역대급 성적표였습니다.

그런데도 삼성전자 주가는 고점 대비 34퍼센트 빠져 있습니다. 지식경제연구소 박종훈 소장은 메모리 반도체 주가가 업황 사이클보다 18개월에서 24개월 먼저 움직인다고 짚었습니다. 호황이 숫자로 확인되는 순간에는 이미 주가가 그 다음 국면을 앞서 반영해 버린다는 뜻입니다. 지금의 실적보다 HBM 고객사의 투자 여력이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더 중요한 변수로 남는 이유입니다.

이번주 빅테크 실적이 가른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이번 주로 넘어갑니다. 알파벳과 테슬라, 인텔 등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습니다. NH투자증권 김병연 투자전략총괄이사는 이날 반도체 피크아웃 논란은 과도하다며 코스피 6000선을 실질적 바닥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번 주 실적에서 빅테크의 AI 투자 기조가 재확인되면 오늘의 급락은 과매도 구간의 저가 매수 기회로 남습니다. 반대로 빅테크가 AI 투자 축소 신호를 내비친다면, 오늘 SK하이닉스의 낙폭은 피크아웃 우려가 현실화하는 첫 단추가 됩니다.

SK하이닉스를 들고 있다면 이번 주 빅테크 실적과 AI 투자 지속 여부를 확인 지표로 삼아야 합니다. 관망하던 투자자라면 코스피 6000선이 실제로 지켜지는지를 먼저 지켜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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