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 최태원 9440억 지급 판결|5% 폭등과 4% 급락, 같은 뉴스 다른 숫자
판결 직후, 급등이냐 급락이냐
서울고법이 2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앞으로 9440억원의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라고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이 나온 직후 SK텔레콤 주가가 5%대 폭등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다른 매체는 SK텔레콤이 오전 9시 13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22% 하락한 9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판결, 같은 종목을 두고 정반대 등락률이 동시에 보도된 것입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분할 대상 재산으로 인정하면서도, 분할 방법은 주식이 아닌 현금 지급으로 정했습니다. 경영권과 지배권의 근거가 되는 주식 자체는 최 회장이 그대로 보유하도록 한 것입니다.
판결 전까지 SK그룹주에는 경영권 리스크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만약 재판부가 SK 주식 자체를 노 관장에게 분할하라고 판결했다면 최 회장의 지분율이 흔들리고 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파장이 불가피했습니다. 그래서 시장은 이번 선고를 최 회장의 경영권이 유지되느냐를 가르는 분수령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결과는 현금 대상분할이었고, 최 회장의 경영권은 유지됐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매체는 경영권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기대감에 배당 확대 전망까지 얹어 주가 급등을 전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불확실성이 걷힌 호재로 읽히는 그림입니다.
수급으로 본 진짜 균열
그런데 리스크 해소라는 해석이 무색하게, 외국인은 이달 15일부터 23일까지 6거래일 연속 총 1781억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판결 당일인 24일 오전에도 모간스탠리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2만7000여주의 매도 물량이 추가로 나왔습니다. 같은 기간 기관은 14일부터 23일까지 7거래일 연속 2094억원을 순매수하며 그 물량을 받아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표면적 해석이 놓치는 지점이 드러납니다. 경영권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면 외국인이 먼저 사들여야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의 순매도는 판결 이전부터 판결 당일 장 초반까지 끊기지 않았습니다. 이는 외국인이 이번 판결을 리스크의 종결이 아니라 다른 변수로 읽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재판부가 밝힌 대로 최 회장 측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노 관장 측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는 이번 선고가 9년 소송의 완전한 종결이 아니라 재상고로 이어질 여지를 남긴 잠정적 결론이라는 뜻이며, 외국인이 완전한 확정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을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기관은 이 불확실성보다 지배구조 리스크가 한 단계 낮아졌다는 사실 자체에 무게를 두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결국 5% 급등과 4%대 하락이 같은 날 함께 보도된 이유는 서로 다른 시점의 호가와 서로 다른 투자자 그룹의 상반된 판단이 뒤섞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기관이 받아내는 구간에서 주가 방향이 시시각각 갈렸던 것입니다.
SK하이퍼 7500억, 그다음 변수
이번 판결과 같은 시기에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사업개발 전문 자회사 SK하이퍼를 설립하고 2030년까지 총 75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했습니다. 15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입니다. 1단계 목표는 2029년까지 5기가와트 규모를 여는 것입니다.
다만 이 계획에는 부담도 함께 따라옵니다. 통상 1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약 70조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자체 투자와 전략적 파트너 투자, 장기 계약,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함께 활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는 곧 외부 자금 조달 성패가 사업 속도를 좌우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번 이슈를 지배구조 리스크의 완전한 종결로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최 회장 측과 노 관장 측이 재상고를 포기하고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외국인의 순매도 배경이었던 불확실성 한 축이 사라지는 셈이라 진짜 매수 전환의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재상고로 소송이 이어진다면 지배구조 불확실성은 그대로 남아 이번 급등은 일시적 반응에 그칠 위험이 큽니다. 보유자라면 재상고 여부에 대한 양측의 공식 입장 발표를, 관망자라면 외국인 매도세가 실제로 순매수로 전환되는 시점을 다음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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