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영업익률 51.9%|1분기 -88% 후 창사 최대

· KRX

1분기 쇼크, 2분기 반전 — 같은 회사인가

한미반도체가 2분기 매출 2511억원, 영업이익 130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51.9%로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입니다.

그런데 단 한 분기 전, 이 회사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7.9% 급감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습니다. 매출도 65.5% 줄었습니다. 같은 제품, 같은 고객사인데 실적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린 이유가 무엇인지, 바로 거기에 이 종목의 핵심 질문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1분기 실적 붕괴의 직접 원인은 HBM3E에서 HBM4로 메모리 세대가 전환되는 과정에서 주요 고객사들의 TC본더 발주가 일시적으로 지연됐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이 신세대 장비 사양을 확정하는 동안 발주를 보류했고, 그 공백이 한미반도체 분기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2분기에는 HBM4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장비 발주가 집중 재개됐고, 실적이 폭발적으로 회복됐습니다.

발주 공백의 진짜 의미 — 타이밍인가 구조인가

그런데 이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짚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1분기 발주 공백이 정말 HBM4 전환기의 일시적 타이밍 문제였다면, 이 패턴은 HBM4E로의 다음 세대 전환 때도 반복됩니다. 세대 전환 주기마다 한 분기씩 실적이 수직 낙하한다면, 51.9%의 영업이익률은 평균이 아니라 성수기의 숫자입니다.

구조적 수요 측면을 보면 방향은 분명합니다. 마이크론은 미국 제조시설 투자를 기존 20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로 상향하면서 대만, 싱가포르, 미국, 일본에서 HBM 패키징 라인을 동시에 확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이 올해 말부터 내년 초 HBM4E 양산 준비에 착수하면서 12단, 16단 차세대 TC본더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봅니다.

여기서 한미반도체의 구조적 강점이 드러납니다. 1분기 발주 공백 기간에 주요 고객사들이 경쟁사로 이탈하지 않고 기다렸다는 사실 자체가, TC본더 시장에서 70% 이상 점유율을 가진 한미반도체 장비의 대체 불가능성을 역설적으로 확인해 준 것입니다. 문제는 이 70% 점유율이 얼마나 견고한가입니다.

TC본더 특허소송 — 점유율의 균열 시나리오

현재 한미반도체의 70% 점유율에 균열을 낼 수 있는 법적 변수가 진행 중입니다. 한화세미텍이 한미반도체를 상대로 플럭스 도포 관련 TC본더 특허 3건의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고, 다음 변론기일은 9월 10일입니다.

법정에서 양측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한화세미텍 측은 한미반도체가 1번 특허에 대해 무효 심판조차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압박했고, 한미반도체는 원고가 일부 단어를 가지고 실질을 오도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화세미텍은 이미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납품하기 시작한 후발주자입니다.

이 소송이 중요한 이유는 결과에 따라 한미반도체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해석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화세미텍이 승소하면 기술 신뢰성을 발판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수 있습니다. 한미반도체가 승소하면 독점적 지위를 법적으로도 재확인하는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70%를 가진 쪽이 잃을 것이 더 많다는 점을 주목합니다. 점유율이 높을수록 패소 시 낙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보유자와 관망자의 다른 질문

이 시점에서 보유자와 관망자는 서로 다른 질문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공통 검증 변수는 하나입니다.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 고객사들이 HBM4E 양산 준비를 위한 12단, 16단 차세대 TC본더 발주를 실제로 재개하는지 여부입니다.

HBM4E 발주가 실제로 연속적으로 들어온다면 1분기 공백은 타이밍 지연이었음이 입증되고, 51.9%의 수익성이 구조적 기반 위에 있다는 논거가 생깁니다. 그것이 기회 쪽의 조건입니다. 반면 다음 세대 전환기에도 비슷한 공백이 반복된다면 이 수익성 구조는 세대 전환 주기마다 흔들리는 롤러코스터임이 드러납니다. 그것이 함정 쪽의 조건입니다.

여기에 9월 10일 특허소송 변론이 겹칩니다. 보유자라면 HBM4E 발주 재개 신호와 소송 진행 방향을 동시에 추적하는 것이 차익실현 시점을 판단하는 가장 실질적인 기준입니다. 관망자라면 발주 연속성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51.9%라는 수치가 성수기 피크인지 구조적 기반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한미반도체의 현재 위치는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사실보다, 그 실적이 반복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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